이사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이사 포스팅을 이제사 하네.
2013년 3월 20일.
우리는 강남에서 다시 고양으로 돌아왔다.
아이가 맘편히 뛰어놓을 수 있는 환경조건이라는게 일순위,
한번 살아봤던 동네이니 어려울 것 없이 친근하고 익숙하고
옛 직장인 어울림누리도 하윤군을 위한 좋은 문화예술교육 공간인 것도 물론.
손수 꾸미느라 과하게 정들었던 우리 신혼집이 있는 같은 아파트로. (정확히 신혼집 4층 위의 집이다 ㅋㅋ)
2년 전 뱃속에서 6개월 태아이던 빈이의 원래 홈 그라운드(?)로. ^^
그 빈이는 이번달로 23개월차 하윤군으로 꾸준히성장을 하고 계심.
2년 전 강남으로 이사했을 땐 짐을 다 풀고 나니 일본 대지진 뉴스에 쇼킹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이사때는 그보다 더 놀란 에피소드로 전전긍긍했다.
아파트 도착 후 가구배치를 끝내고 짐을 내리고 있던 중 걸려온 남편의 전화로 시작된 우리의 대화.
- 뉴스 봤어?
- 무슨 뉴스?
- 헐... 봐바..
- 왜, 뭔데?
- 보면 알아..
- 왜, 전쟁났어? (정말 그런줄 알았다)
- 얼른 봐... (이러고 남편은 전화를 뚝! 끊었다)
뭔가 불안감에 휩싸인 나는 손을 덜덜 떨며 휴대폰을 꺼내 사파리를 켰는데,
"방송사 및 은행 전산망 마비"
......
이 엄청난 사태로 남편은 은행에서 자기앞수표 현금화를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것이다.
다행히 아파트 잔금은 미리 치르고 온 뒤라 큰 일은 처리했지만
이사업체 잔금이며 그 외 나머지 일처리는 어쩌라고...
2시간 여 후 극적으로 복구되어서 현금은 손에 들어왔지만
당시 일을 떠올리면 정말 드라마틱했고
뉴스를 보기 전과 후의 불안감과 보이지 않는 공포가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3G로 인터넷 접속이라도 되었으니 뉴스를 접했지 그러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그 어떤 소식도 차단되고 금융기능을 잃어버린 도시...그 고립과 혼란의 시점에 우린 뭘 할 수 있을까?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한 동안은 머릿속에서 멍하게 그 상상만 하고 있었다.
이사 직후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친정에 맡겨둔 우리 강아지 하윤군이 외할아버지와 이모와 함께 우리 새 집에 도착했다.
"엄마!"하고 안기더니 "다다다다" 달음질 하며 정말 강아지마냥 여기저기를 뛰어다녔다.
아듀 강남!
또 다시 고양. again GY.
2013.4.29 1:30am (라고 쓰고),
마음의 시점은 2013.3.20 이사한 날(이라고 읽는다) ^^
Adieu! Gangnam.
Again Go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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