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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 홈

자스민 꽃피다

지난 달, 기대치 못했던 엄마아빠의 선물로 우리집 베란다에 들어온 자스민.

(큰 이모댁 집들이 갔다가 '에쿠와 자스민'의 자태에 홀딱 반한 나와 울 부모님. 

결국 엄마아빠가 집근처 화훼시장을 돌며 열심히 발품을 파셨지만 같은 자스민 종류는 없어서

오렌지 자스민 외 2종류의 자스민 화분을 네 다섯개나 들이셨는데

그 중 우리집으로 2개의 자스민을 하사하셨다.)

 

은근하게 꽃망울을 부풀리고 한 두개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요 며칠 사이 절정에 이른듯 연이어 슬로우 모션으로 팝콘의 향연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장마비가 내려 햇살도 없고 흐린 날씨만 계속되는 가운데

간간히 부는 바람과 내가 주는 물 만으로 이렇게 잘 자라주고 있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2주전 쯤, 간밤에 베란다 창문을 닫지 않은 탓에 

갑작스레 후드득 세차게 떨어지는 장마비 물폭탄을 맞은 안개꽃이 시름시름 앓아 급 이발을 해 주고 난뒤

새순이 잘 자라는 것 같아 좀 더 지켜보고 있었는데, 과습으로 인해 뿌리가 다쳐 결국 보내고야 말았다.

버베나도 한동안 꽃을 피우고 지더니 초록 이파리들만 위로 쑥쑥 자라고 있다.

화려한 꽃들도 아니었고 그저 수수하고 소박한 꽃들이었는데

있다가 없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예쁘게 피어나던 꽃들이 져서 그런걸까

조금 허한 마음이 들어 꽃화분은 당분간 들이지 말아야지 했는데.

그 빈자리를 새하얀 겹꽃이 예쁜 자스민이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회색톤의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는 꿉꿉한 일상에 무심코 찾아온 청초함.

예쁘다 너.. 그리고 고마워.

 

 

 

 

 

p.s

오른쪽에 자리한 오렌지 자스민도 지난주 꽃 세개 정도 피고 지더니

작고 여리하던 꽃망울 몇개가 어느새 산수유 크기만큼 살이 올랐다.

또 며칠 내로 꽃을 펼듯 하다.

설레는 하루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