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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 홈

내 생애 첫 홈 패브릭

그동안 미뤄뒀던 블로깅 벼락치기..
초등학교 어린시절에도 일기쓰는 게 그렇게 귀찮아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고
결국 개학 이삼일 전부터 벼락치기 일기쓰는 버릇이 있더니
아직 습관되지 않은 블로깅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몰아 쓰는 김에 그간 밀려놨던 거 한꺼번에 해치우기.


2010년 12월 3일.

"별일없이 산다" 모드의 일상은 참 지겹고 지루하다.
요즘 내 일상이 이랬다.
새로운 거 없이 하루하루 어찌 시간은 잘 가는지.. 이건 거의 무념무상의 끝.
별일없이 살던 그러던 어느날. 별일 만들어보기 첫번째 스토리...

1년여간 커버 없이 거의 거실에 방치 수준으로 버려져있던 대방석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갑자기 짜증이 "빡"나고 화딱지가 쓰나미급으로 밀려오는 것이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커버를 사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고, 어차피 친정에 홈미싱기도 있으니 뭐 어렵지 않으리란 생각으로
검색창에 '대방석 등쿠션 커버' 를 쳐보니
홈 패브릭의 세계는 정말 무한하다. 그야말로 신세계라는 걸 알게 되고
거의 작품 수준의 완성물을 올려두는 여성 블로거들을 존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내가 과연 해 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일단 도면을 그려놓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의상학을 전공한 동생을 꼬득여 내 인생 최초로 동대문 천시장을 방문했다.
한 두 시간 먼저 훅 들러보고 마침 배고픈 타이밍이어서
맛있다고 소문난 뼈다귀해장국 한 그릇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본격적으로 원단 쇼핑에 나섰다.
소문대로 원단이 다양하고 이쁜게 많다.
근데 내가 고르는 원단은 왜 주구장창 다 비싼건지, 최소 1마에 7~8천원 선이다.
등쿠션 커버로 쓸 원단 2종류 1마 반과 대방석 원단 1개 2마 반을 사고나니
원단값으로 45,000원을 썼다.

얼른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한 숨 자고 난 뒤 작업에 돌입.
원단 재단과 박음질, 다림질은 내 담당으로, 지퍼박기는 전공자인 동생에게 맡겼다.
브라더 미싱을 내 손으로 만지는 이 감격스런 순간이 다 있다니...
중학교 가정시간에 바느질 숙제도 겨우겨우 하다가 엄마가 도와주신 일이 많아서
홈 패브릭이란건 내 사전에 생각도 못해 본 일인데 말이다.
암튼 동생이 박음질 하는 것만 알려준 터라, 오직 박음질만 집중하던 찰나에
새로 실을 감고, 끼어야 하는 중대 위기에 처해 잠시 난감해 했으나
인터넷 서칭으로 노하우를 알아내고 다시 묵묵히 박음질에 임했다.
인터넷엔 참 오만가지 세상, 오만가지 how-to 가 다 있다. 새삼스레 인터넷에 감사하며...

플라워 프린트 등쿠션과 엷은 베이지 컬러의 대방석
홈 패브릭 1호 완성~
참고로 나뭇잎 프린트의 작은 쿠션 2개 유럽에서 물 건너온 것.
올해 초 오스트리아 삼촌 댁 방문했을 당시 이케아에서 삼촌이 선물해주신 거다.
뭐 그럭저럭 잘 어울리게 세팅된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홈 미싱기 초보단계에 돌입한 1주일 사이에
이 참에 섬님 청바지도 내가 직접 줄여버렸다.
인터넷의 힘을 빌어..
청바지 자체가 좀 두꺼워서 박음질 하기가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성공~
세탁소에 맡기면 단돈 3천원이면 되는 일을 뭐하러 하냐며
괜히 일벌였다고 엄마아빠는 뭐라 하셨지만 그래도 스스로 뿌듯.
완벽 꼼꼼 간섭의 1인자 우리 아부지는 내가 홈 미싱기 작업 하는 내내
과연 내가 잘 할 수는 있는 일인건지 반신반의하시며 알게 모르게 힐끔힐끔 관리감독하셨다는...  

홈패브릭, 1주일만 하면 나만큼 한다!
도전기는 아마 이쯤에서 끝날 듯 하다.
몰입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고,
한번 즐기고 나면 담번엔 또 전혀 새로운 걸 좋아하는 나로선
한번으로 족한 경험~ ㅋㅋㅋ

별일없이 산다~ 모드에서 탈피한 두번째 스토리는 뭐가 될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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